크룩 그랑퀴베 170 테이스팅

12월 31일, 올해 마지막 날을 기념하며 크룩 그랑퀴베 170을 오픈했습니다. 몇달전 집근처 와인샵 레드텅 Red Tongue에서 행사가로 40만원 좀 안되게 구입했었어요.

개인적으로 크룩 샴페인은 아로마, 맛이나 기포의 퀄리티는 말할것도 없고, 하우스의 역사와 스토리를 알게되면서 크룩이라는 브랜드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는데요. 크룩은 1999년에 글로벌 패션 브랜드 LVMH에 매각되었으나, 크룩 창립자의 6대손 올리비에 크룩 Olivier Krug이 디렉터로서, 하우스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LVMH의 엄청난 영향력을 등에 업은, 영리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영화감독, 예술가, 건축가 등 유명 인사와의 광고 캠페인으로 국제 어워드도 수상했고, 다양한 뮤지션들과 협업하여 각각의 삼페인을 모티브로 음악을 작곡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1. 크룩 그랑퀴베 에디션 Krug Grand Cuvée Edition 

크룩 그랑퀴베는 적어도 10년이상된(일부는 최대 15년) 120개 이상의 리저브 와인을 블렌딩하여 우아한 컬러와 세밀한 기포, 깊은 아로마와 풍미를 자랑하는 샴페인 입니다. 매년 에디션의 형태로 생산되며, 셀러에서 약 7년간 숙성된후 출시되는데요. 크룩 그랑퀴베 1병을 생산하는데 약 20년 정도 필요한 셈이 됩니다. 

1843년 하우스가 설립된 후 1845년 수확 부터 크룩의 역사와 함께한 가장 유서깊은 라인업 입니다. 프랑스어 170ème은 영어로는 170th, 즉 “170주년“이라는 뜻이죠. Krug Grand Cuvée 170ème은 런칭후 170년이 되는, 170번째 되는 제품이라는것을 의미합니다. 

크룩 그랑퀴베 170은 피노누아 Pinot Noir 51%, 샤르도네 Chardonnay 38%, 뫼니에 Meunier 11% 비율로 1998년~2014년의 12개 빈티지 와인 195개의 블렌딩으로 완성된 샴페인입니다.

참고로 샴페인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3가지 품종은 피노누아 Pinot Noir(레드), 뫼니에 Meunier(레드), 샤르도네 Chardonnay(화이트), 로 각 품종의 캐릭터가 샴페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2. 샴페인 하우스, 크룩

크룩 하우스는 1843년 조셉 크룩 Joseph Krug이 랭스 Reims 지역에 설립했습니다. 현재 그의 6대손 올리비에 크룩 Olivier Krug 이 총괄 디렉터로서, 하우스의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많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명 와이너리가 그러하듯, 크룩 하우스도 포도밭의 테루아와 특성을 중요하게 여겨 구획별로 철저히 관리합니다. 특히, 샴페인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다양한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제조한 수많은 와인의 블렌딩 작업이죠. 따라서 각각의 밭의 개성과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함을 와인 제조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크룩 하우스는 포도를 재배하여 와인을 만들고, 다양한 와인을 블렌딩하여 최종적으로 샴페인이 탄생하는 과정을 교향곡과 오케스트라로 비유합니다.

크룩의 디렉터인 올리버 크룩 Oliver Krug 은 이렇게 말합니다.

특히 매년 다양한 와인을 블렌딩하는 총 책임자인 셀러 마스터 Cellar  Master 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표현합니다.


3. 뮤직페어링

크룩 하우스는 이러한 샴페인의 감성적 특성과 소비자의 미각, 청각, 시각 등 여러 감각이 합쳐질때 브랜드 경험이 극대화 됨을 인식하여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뮤직페어링 Music Paring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최근 유수의 뮤지션들과 협업하여, 크룩의 샴페인들을 모티브로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해당 음악을 들으며 샴페인을 함께 마실때의 몰입감을 유도하는 취지인데요.

크룩의 모바일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샴페인 병에 표기된 고유 ID를 입력하면 해당 제품의 상세 스토리와 테이스팅 노트, 음식페어링, 마지막으로 해당 샴페인의 음악 리스트가 있어 스트리밍하여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도 모바일 앱에 병에 찍힌 ID를 입력해서, 제품 스토리를 읽고, 샴페인을 마시면서 음악 리스트에 있는 1~4분 정도의 짧막한 3개곡으로 뮤직페어링을 경험해봤는데요. 


음.. 솔직히 음악과의 매칭은 잘 모르겠습니다. 3개곡도 성격이 다 달랐고. 워낙 주변 상황이나 분위기, 그날 기분에 따라 또는 음악도 각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수 있으니까요. 어찌됐건,

“크룩이 다양항 시도를 하고 있구나. 역시 멋진 브랜드.” 

라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기회가 되시면 크룩 샴페인을 마시며 해당 음악을 함께 감상해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것 같습니다. 



4. 테이스팅 노트

크룩 모바일 앱에 적힌 크룩 그랑퀴베 170 에디션 테이스팅 노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옅은 금빛을 띠며 섬세하고 활기찬 기포.

활짝 핀 꽃, 잘 익은 말린 시트러스 과일, *마지팬과 진저브레드의 아로마.

헤이즐넛, **누가, 보리 설탕, 시트러스 과일, 아몬드, 브리오슈, 꿀의 풍미.

*마지팬 marzipan : 아몬드와 설탕, 머랭을 섞은 제과용 재료. 달콤한 아몬드, 체리가 섞인 향.
**누가 nougat : 견과류와 설탕, 건과일, 머랭 등을 섞어만든 디저트. 달콤한 견과류, 꿀이 섞인 향.



마지막, 푸드 페어링으로 크룩과 곁들인 음식은 신사동의 중식당 “송셰프 요리 3종 : 

팔보채, 탕수육, 깐풍기

신사동의 중식당 “송셰프”는 식재료도 고퀄이고 맛도 너무 훌륭해서 자주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래도 12월 31일, 춥고 세상 북적거리는 오늘같은 날에는 집에서 편하게 주문시켜 먹는게 최고죠.

팔보채의 신선한 해산물. 탕수육의 달달하고 풍성한 육향. 깐풍기의 매콤하고 쫀득한 식감.

모두 크룩과 참 잘 어울리는 음식들이었습니다. 이렇게 한해의 마지막 날, 좋은 음식과 크룩과의 새로운경험으로 의미있고 아름답게 마무리했습니다.